[긴뮤지] appetizer w. 리네 1. “축하해요!”“마, 그래 귀에 대고 소리 빽빽 질러뿌면 내 기절한다…….”“에이, 무슨! 제가 맛있는 거 해 드릴테니까요, 오늘 집에 가도 되죠? 부회장님?”“그 호칭 윽수로 어색하구마……. 오지 말라캐도 올 끼 뻔한디 뭐 할라고 거절을 하겠나.” 미츠이시는 마구 박수를 쳐 댔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확인을 해 볼 정도였다. 이 정도면 부끄러워 할 만도 하건만, 이치마루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벚꽃 색의 재킷을 어깨에 걸친 미츠이시는 이치마루의 어깨에도 채 닿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이치마루는 버릇마냥 미츠이시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가끔 미츠이시는 깔깔 웃으며, 세례 받는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채 생각하지 못한 사이에 이치마루가 ..
[쥰지리호] 천화 내리신 날에 w. 리네 “부인. 이제 끝이 보이는 듯 합니다.” 동도 트기 전의 이른 새벽이었다. 곁에 누워 있던 제 여인을 깨우며 쥰지는 시종들을 불러 마지막 단장을 시작했다. 잠결에 저를 흔들어 깨우는 목소리를 들어 눈을 뜬 리호는 침의를 벗고 빛깔이 좋은 옥색 의복을 걸치는 쥰지의 옆에 무릎을 꿇고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아름답게 꾸며 주세요.” 쥰지의 다정한 부탁에 여인은 부드럽게 웃었다. 이내 무릎을 펴고 일어나더니 여종 몇 명과 옆방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둘 남은 시종에게 쥰지는 각자 샤미센과 다과상을 가져올 것을 명했고, 서랍을 열어 부인이 선물했던 공작석 장신구를 꺼내 손목에 둘렀다. 방은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가 일어나 창문을 열었을 때에는 이내 찬 기운이..
나은(娜誾)의 미소로 거두리 w. 리네 “어느 국가에나 법이 두려워하는 공간은 존재한단다.” 여인의 목소리는 잔잔한 호수처럼 느릿하게 방 안을 울렸다. 간략한 가구를 빼면 남을 것이 없는 찬 방의 구석에 제대로 기우지도 못한 옷자락을 꽉 붙잡고 몸을 떠는 어린아이가 있었다. 바느질이 서툰지, 혹은 갑자기 들어온 여인의 향취에 마음이 놀랐는지 고사리 같은 손 군데군데 바늘에 찔린 자국이 보였다. 너도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구나. “예를 들자면, 내가 지나는 공간이라든가.” 시호인 리호가 발을 떼어 아이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갔다. 아이는 힉, 하고 짧은 숨을 들이쉬다가 이내 몸이 굳었고 그제야 제 영압이 너무 거대하다는 것을 알아챈 여인은 숨을 골라 영압을 안정시켰다. 이제 되었느냐? 다정한 것인지 ..
천년혈전 현재, 이즈루가 등장한 시점에서 뮤지는 갑자기 떨어진 부엉이들을 처리하느라 바빴음. 그 전에 식량창고를 찾아서 끼니를 채웠고, 시체를 옮기고 있었고. 이즈루가 등장해 차조로 퀸시의 잔해의 움직임을 구속하자 뮤지가 합세해서 처리하기 시작. "어휴, 역시 살았네. 좀비가 되어서도 의식이 있어요? 부대장님, 괜찮아요? 이봐~ 나 보여요?" 폴짝폴짝 뛰면서 이즈루 시야에 팔 흔들어보는 뮤지. 이즈루 신경 예민해져 있어서 "날 볼 시간 있으면 빨리 저 놈들을 없애라, 뮤지." 하고 말하겠지. 뮤지: 뭐어, 살아있으니 다행이지만, 전투가 끝나면 좀 우울한 소식을 전해드릴거에요!이즈루: 일단 저 부엉인지 두루민지 하는 놈들부터 처리하고 말해.뮤지: 그러죠! 방금 식량 창고를 털어서, 한 끼 든든히 먹었으니까..
비단이나 옷감을 담당하는 귀족 가문에 사찰을 가겠다고 연통을 넣는 리호. 편지가 도착하자마자 귀족 집안은 바빠지겠지. 가문에서 뽑은 가장 아름다운 옷감들을 전시하고 리호에게 선물로 줄 기모노를 만들고, 사별한 남편 쥰지와 정부 타카히로를 기리기 위한 옷도 짓고. 리호가 도착했을 때에는 여러 젊고 잘생긴 시종들이 나와 인사를 하고, 객실엔 일가 처자식이 모두 기다리고 있고. 옷감을 전시한 방을 소개해주면 리호는 걸려있는 옷감을 부드럽게 매만지면서 "역시, 아름다운 빛깔이네요." 한 마디만 해도 당주 입이 귀에 가서 걸리겠지. 객실로 돌아가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면 당주가 손짓을 하는데, 시종이 잘 지은 옷 세 벌을 들고 와서 옷걸이 세워놓고 옷 걸쳐놓고 감. "감리관에 대한 제 작은 정성입니다. 시호인..
젊은 리호도 보고싶지만 한편으로는 천년혈전 후의 리호도 보고싶다. 귀족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직접 사찰을 나서느라 바쁜 리호... 사실 상급귀족만 리호가 만나면 그 밑에 딸린 중하급 귀족들은 다 알아서 딸려오니까 엄청나게 바쁘진 않지만 하루에 서넛 가문을 만나러 다니는데 각 가문 본가에 들어갈때마다 옷이 달라지는...... 낮아보이지 않게 검은색인데 문양은 다 다르고 수가 화려한 기모노를 입고 본가마다 들어가서 당주를 만나고 분명 귀족들중엔 호의적인 귀족도 있겠지만 정령정이 무너졌으니 불평하는 귀족도 있겠지? 그래서 "이만 관계를 정리할까 싶은데 말이외다." 뭐 이런 말 나오면 리호가 얼굴표정 싹 바뀌면서 "제가 오늘 장부를 들고 오지는 않았으나, 옆에 서 있는 이 시종 아이를 시키면 금방 장부를 가져올 ..
칼 쓰는 리호 보고싶다 막 300살 초반에 13번대 대장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웬놈이 리호 죽이려고 달려들었으면 좋겠다. 그 때의 리호는 지금보다는 좀 더 어리고 당차니까 달려드는 놈이 든 칼을 칼집으로 탁 쳐내서 자기가 뺏어들고 목 겨누면서 "어인 일로 이년을 죽이려 하느냐, 네놈은 누구야." 하고 물었으면..... 귀족이 보낸 자객이면 좋겠다. "네년을 죽이라는 의뢰를 받아 왔다" 라고 하면서 품속에서 칼을 꺼내는데 리호가 순식간에 아귀 해방해서 자객 죽이고 제 방에 가져가서 시체를 옆에 놓고 장부를 촥 펼쳐서 종이 팔랑팔랑 넘기면서 귀족들 중에 한 가문을 탁 짚으면서 "예서 보냈겠구나." 하고 시종 시켜서 시체에 흰 보를 씌워서 들쳐업게 한 다음 직접 그 가문으로 걸음했으면 좋겠다.... ..
리호는 귀족들에게서 지원금을 받아내는 역할과 감옥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이 중 귀족들에게서 지원금을 받는 역할에 대해 설명하자면 들어오는 지원금의 5/7 정도를 정령에 주고, 나머지를 리호가 갖는 형식. 정령정에 준 저 돈에서 다른 교정관리관의 월급도 나오고, 중앙의 현자들 돈도 나오고, 소사 운영비도 된다. 워낙 지원금이 많으니 상관 없음. 그리고 나머지인 2/7 중에서 리호는 돈을 쓰기 전에 절반을 뚝 떼어서 보관해놓음. 나중에 혹시 정령정이 잘못되거나 해서 자신에 대한 귀족들의 신뢰가 떨어지면 안되기 때문에. 반절을 보관해두고 남은 반으로 생활을 하는 것. 물론 리호 자체가 돈을 써야하는 부분이 사실 별로 없기 때문에, 자기 사병인 야차들에게 월급을 일반 석관들의 두 세배로 올려주는 데에..
쥰지가 점점 죽을 날이 가까워지는 것을 느껴서 리호한테 본격적으로 장례 준비 시키는 거 보고싶다. 쥰지: 꽃은 향이 강한 것으로 부탁합니다. 부인의 기억에 강하게 남고 싶어요. 리호: 명심하겠습니다. 향이 강하고 아름다운 빛깔의 꽃으로 준비하겠어요. 쥰지: 수의의 옷감을 고르는 데에도 신경을 써주세요. 리호: 예. 쥰지: 그리고.. 그리고.. 부디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부인. 리호: 가시는 길까지 걱정이 많으십니다. 제가 실패할 것이라 생각하셔요? 쥰지: 아닙니다. 허나 부인의 성공의 순간을 보지 못해 서운합니다.리호: 당신, 혹시나 하여 묻는 것인데, 내가 낭군의 권력을 위해 혼인한 것을 후회하고 있진 않아요? 쥰지: 이런, 무슨 소리를. 부인의 그 뜻을 존중하기에 혼인한 것입니다. 아직도 부인은 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