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쥰지가 점점 죽을 날이 가까워지는 것을 느껴서 리호한테 본격적으로 장례 준비 시키는 거 보고싶다.


쥰지: 꽃은 향이 강한 것으로 부탁합니다. 부인의 기억에 강하게 남고 싶어요.
리호: 명심하겠습니다. 향이 강하고 아름다운 빛깔의 꽃으로 준비하겠어요.
쥰지: 수의의 옷감을 고르는 데에도 신경을 써주세요.
리호: 예.
쥰지: 그리고.. 그리고.. 부디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부인.
리호: 가시는 길까지 걱정이 많으십니다. 제가 실패할 것이라 생각하셔요?
쥰지: 아닙니다. 허나 부인의 성공의 순간을 보지 못해 서운합니다.

리호: 당신, 혹시나 하여 묻는 것인데, 내가 낭군의 권력을 위해 혼인한 것을 후회하고 있진 않아요?

쥰지: 이런, 무슨 소리를. 부인의 그 뜻을 존중하기에 혼인한 것입니다. 아직도 부인은 세간의 뒷말이 신경쓰이나봅니다.
리호: 여인이니 당연한 것이 아니겠어요. 허나 우리 낭군님만 좋으시다면 어찌 우울해져 있겠습니까.
쥰지: 나의 죽음이 부인의 첫걸음이 되겠지요.

리호: 그리 말씀하시니 제가 하나뿐인 낭군의 죽음을 사주라도 한 것 같이 들려요.

쥰지: 그런 말이 아닌 것을 알면서 그러십니다. 부인, 내 부인에게는 늘 고맙습니다.

리호: 그 말씀은 제가 해야 할 말씀이어요. 낭군께서 제 뜻을 알아주신 덕에 제가 이런 은혜를 입고 있으니 말입니다.

쥰지: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내게 즐거움을 주어 고맙습니다. 혼인도 하지 못하고 죽어버리면 어쩌나 늘 걱정을 했어요.

리호: 농도 잘하셔요. 낭군님 인기를 제가 모를 것이라 생각하셨습니까?

쥰지: 다들 바라만 볼 뿐입니다. 내게는 부인밖에 없어요.

리호: 부끄러운 말씀을 하시니 어디로 숨어야 할지. 말씀을 너무 많이 하셨습니다. 이제 누워 쉬셔요.


리호는 혼인을 통해 권력을 얻었고 쥰지는 혼인을 통해 얼마 남지 않은 삶을 행복하게 살다 갈 수 있었다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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