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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리호도 보고싶지만 한편으로는 천년혈전 후의 리호도 보고싶다. 귀족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직접 사찰을 나서느라 바쁜 리호... 사실 상급귀족만 리호가 만나면 그 밑에 딸린 중하급 귀족들은 다 알아서 딸려오니까 엄청나게 바쁘진 않지만 하루에 서넛 가문을 만나러 다니는데 각 가문 본가에 들어갈때마다 옷이 달라지는...... 낮아보이지 않게 검은색인데 문양은 다 다르고 수가 화려한 기모노를 입고 본가마다 들어가서 당주를 만나고 분명 귀족들중엔 호의적인 귀족도 있겠지만 정령정이 무너졌으니 불평하는 귀족도 있겠지?


그래서 "이만 관계를 정리할까 싶은데 말이외다." 뭐 이런 말 나오면 리호가 얼굴표정 싹 바뀌면서 "제가 오늘 장부를 들고 오지는 않았으나, 옆에 서 있는 이 시종 아이를 시키면 금방 장부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우리의 거래에는 아직 제게 돌아올 것이 남아있는 것 같사온데, 아니그렇습니까?"


수염 하얗게 기른 당주가 천천히 자기 수염 쓸어내리면서 "내 감리관을 200살 남짓일 때부터 보아왔소만, 참으로 오랫동안 늙지도 않으시고 이리 강하게 사십니다 그려." 하면 싱긋 웃으면서 "젊음의 비결이라도 가르쳐드릴까요?"


"헌데 말입니다, 정령정이 무너진 이 시기에 제가 감리관을 도와야 할 이유가 있겠다고 보시오? 지금은 중앙도 복구에 바쁘고, 정령정의 손실이 큰데 감리관이 이 노인의 처지라면 이런 전쟁터에 발을 들여놓으시겠소?"


그럼 리호가 "예, 그러셔야지요. 발을 들여놓으시고, 몇 걸음 들어오셔서 사신들을 일으켜 세워주셔야 할 겁니다. 이 시호인 리호가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으니 말입니다. 공과의 거래에서 아직 받지 못한 것이 있으니까요."


"이런 시기에 나의 부정함을 중앙에 보고한들, 타격을 입는 것은 감리관 뿐 아니겠소?"

"그리 생각하십니까? 허면 중앙의 현자들께 보고를 올려볼까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드리는 편이 쉬울 법도 하구요."


말을 하면서 품에서 조용히 은장도 하나를 꺼내들고 빙긋 웃으며 일어나서 당주의 뒤를 스윽 지나가더니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 앉아서는 "이런 시기에 귀족 당주 하나 죽인들, 공의 말씀따나 중앙에 혼날 일은 없겠지요?" 당주가 시퍼렇게 굳으면 굳지 마시라면서 찻잔을 옮겨 들어 한모금 마시고 소맷자락에 손을 넣어서 서류 한 장을 꺼내 펼치고 "자, 나루세 가문의 영원한 평안을 위하사 지장을 여기 찍으시지요." 금장도 칼집을 빼서는 당주 손에 꼭 쥐어주는거야.......


리호는 중요한 계약을 할 때에는 꼭 피로 지장을 찍는 버릇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장 찍고 나면 "이리 상처가 있으시면 아니되시겠지요, 상처를 아무는 약을 드릴테니 바르셔요." 4번대에서 주는 치료약이 담긴 작은 약통을 놓고는 서류를 접어 금장도와 함께 품에 넣고 시종을 휙 돌아보더니 "가자꾸나, 오늘은 이만 쉬어야겠어." 하고 돌아가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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