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문] 새로이
새로이 w. 리네 1. 그는 나에게 독이자 약이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선한 적은 없었다. 나는 넓은 잿빛 성에서, 언젠가 누가 나를 데리러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2. 살이 또 타들어간다. 아니, 타들어가는 듯 한 고통이다. 소리를 지르고 몸부림을 치다 시선을 뜨거운 팔에 고정하면, 여전히 그 곳에는 살덩어리가 멀쩡하게 붙어있었다. 이런 일들의 연속이었다. 다만 찾아오는 고통은 늘 가지각색이었고, 나를 흥미로운 듯 쳐다보는 그 금색 눈동자만이 오로지 같았다. 정말이지 끔찍하게 징그러운 사내다. 그 사내는 고통으로 인해 내 두 손이 나도 모르는 새에 발작처럼 떨리는 것을 보고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종이에 무언가를 써 내려갈 뿐이었다. 목구멍이 찢어지는 것 같은 환각적 고통에 숨을 ..
블랑카 가르시아
2016. 3. 20. 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