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가 에밀리 루디오스에 대해 알게 된 건 루키아가 현세에 다녀온 이후. 평소처럼 쿠치키 가문 뒷뜰에서 몰래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에밀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궁금해진 뮤지가 후에 카라쿠라 마을 호위에 지원해 루키아와 함께 찾으러 나섰다. 의해를 입고 마을을 돌다가 카라쿠라 고교에 간 루키아와 에밀리가 만나는 것을 교문 앞에서 보고 "안녕? 네가 에밀리야?" 하고 물어보며 첫 마디를 떼었다. 에밀리가 루키아와 함께 나선 쇼핑에 멋대로 동행하며 눈치를 살피다가, 에밀리가 루키아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눈치채 슬쩍 운을 띄운다. "루키아 좋아해?" 좋아한다는 말에 웃으며 협력해주겠다고 했고, 그렇게 쇼핑을 함께 하며 친해지기 시작했다. 친해진 이후에는 에밀리와 함께 '루키아에게 예쁜 옷 입히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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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직 뮤지 성격이 다 파악되지 않는다. 확실히 긴과 이어질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에 뮤지가 긴에게 들이대는데에 한계와 벽을 놓았던 거지만, 애초에 긴과 뮤지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다면.. 예를 들어 란기쿠와는 정말 소꿉친구 사이였고, 긴이 사신이 된 이유도 아이젠을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 뮤지는 좀 더 도발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탱탱볼마냥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애니까. 뮤지가 긴을 대장님으로 생각하고, 복종하고, 동경한 건 이어지지 못할 것을 알았기 때문. 이어질 수 있었다면 꼬셨을 것. 천천히 사람 마음을 파고들면서. 긴뮤지가 사귀는 사이라면 뮤지는 좀 더 긴에게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도도하게 굴거나 유혹하거나 일단 긴이 자기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싫은 척 하지 마시죠? 어차피..
야차가 리호 암살하려고 했으면 좋겠다. 야차는 남자, 5의 번호와 염안불의 칭호를 부여받은 실력자. 본인이 거느리는 소부대 10명을 이끌고 단 11명만으로 리호를 암살하러 나서는. 어차피 10 이하의 번호를 가진 야차는 리호에게는 식은죽먹기니까. 리호 옆에는 항상 야차 1, 비사문이 있긴 하지만 그 직속부하 10명이 비사문의 눈길을 끌어 발을 묶어놓은 사이, 염안불이 리호를 암살하러 가는 식. 리호는 물론 비사문이 급하게 나갔으니 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다. 잠옷으로 입는 청자색 비단 한 장 걸치고 있다가 대충 침대 옆에 있던 검은 하오리 걸쳐서 허리띠 꽉 졸라매고 침실에서 주동자인 염안불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염안불이 오기 전부터 이미 만해한 참백도를 들고 있고. 비단 침의는 가슴골도 드러나고, 맨다..
뮤지는 린의 분신을 만들어놓고 장기를 두는 이즈루를 보면서 '도대체 저게 뭐하는 짓이야?' 라고 생각했다. 물론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사실 뮤지도 린과 똑같은 린이 나타나면 두말 할 것 없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그러나 아마 영영 똑같은 린을 만드는 건 불가능할것이라고 여겼다. 마유리처럼 그날그날 자기 기억을 데이터화하는 것도 아니고, 3번대 자료에 기억되어 있거나 대원들의 기억을 갖고 복제한 린은 이미 예전의 그녀와는 다를테니까. 또 린을 부활시킨다고 대원들이 예쩐처럼 복제된 린을 잘 대할지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없었고. 물론 복제된 린이 자신이 진짜 쿠사지시 린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으니 대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리면 어떻게든 예전의 반은 따라가겠지만, 과연 그렇게 태어난 린이 이즈루가 원하는..
쿠루야시키가 아자시로에게 패해서 죽을 때 곁에 리호가 없었다는 설정 너무 슬프다. 나름 리호가 진심을 다해 사랑한 한 남자인데,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사랑하는 티도 안냈는데 마지막 순간까지도 함께하지 못한.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 전에 포옹 한 번 한 것 빼고는 스킨십도 한 번 없었는데. 왜인지 불안해서 일부러 아자시로와 쿠루야시키의 싸움을 보러 가지 않았겠지. 그래도 제발 죽지 않기를, 무사히 돌아와주기를, 자기가 느낀 이 불안이 거짓이기를 간절히 빌었는데 영압이 뚝 끊긴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 훌쩍이는 소리도 없이 가만히 눈 감으면 눈물 한 줄기가 흘러내리겠지. 그렇게 조용히 애도하고 슬퍼하겠지. 그 날은 하루 온종일 창가 앞에 놓은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서 바깥 풍경 보면서 일도 안하고 쿠..
새로이 w. 리네 1. 그는 나에게 독이자 약이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선한 적은 없었다. 나는 넓은 잿빛 성에서, 언젠가 누가 나를 데리러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2. 살이 또 타들어간다. 아니, 타들어가는 듯 한 고통이다. 소리를 지르고 몸부림을 치다 시선을 뜨거운 팔에 고정하면, 여전히 그 곳에는 살덩어리가 멀쩡하게 붙어있었다. 이런 일들의 연속이었다. 다만 찾아오는 고통은 늘 가지각색이었고, 나를 흥미로운 듯 쳐다보는 그 금색 눈동자만이 오로지 같았다. 정말이지 끔찍하게 징그러운 사내다. 그 사내는 고통으로 인해 내 두 손이 나도 모르는 새에 발작처럼 떨리는 것을 보고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종이에 무언가를 써 내려갈 뿐이었다. 목구멍이 찢어지는 것 같은 환각적 고통에 숨을 ..
[긴뮤지] tranquillo w. 리네 1. “사장님.”“응?”“좋아해요.”“새삼스럽구마.” 그런가요? 하고는 마구 웃었다. 당신은 젖은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나를 빤히 주시한다. 아. 또,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눈 앞의 먹잇감을 삼켜 버릴 듯 한, 본인은 알지 못할 차가운 시선. 이럴 때에 나는 그저 눈을 감는다. 편안한 얼굴로. “제가 좋아요?”“그렇제.” 쉽게 대답한다. 그만큼 당연한 질문이니까, 그렇겠지? 당신 같은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으면서도 몇 번이고 확인을 해 보게 한다. 둘만의 별장, 꽃잎이 가득 떠 있고, 새하얀 거품이 올라오는, 따뜻하고 넓은 욕조 안. 다시 눈을 뜨면, 당신의 손을 잡는다. 하얗고, 길다. 조금은 거칠다. 총을 잡는 사람 특유의 굳은살이..
[긴뮤지] 파파라차 w. 리네 1. 상쾌한 민트의 가보시 힐을 신은 소녀의 발이 시체 밭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녔다. 널찍하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어두운 창고에는 생명이라고는 소녀밖에는 없어서, 모두 죽음, 죽음뿐이었다. 소녀가 고개를 이리저리 휘저어보다, 발에 걸리는 시체의 늘어진 팔을 툭 차버린다. 이런. 몸뚱어리에서 떨어진 썩어가는 고깃덩어리가 멀리 날아간다. “제기랄, ……아니 이런, 여긴 없어요.” 깜찍한 얼굴로 욕을 내뱉다가 이내 꾹 삼키고는, 소녀가 창고의 문을 향해 소리쳤다. 그 앞에 서 있는 것은 언제나처럼 화이트 슈트의 그, 이치마루 긴이었다. 소녀가 창고 깊숙한 곳에서 빛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가, 시체 사이에서 잠긴 아타셰케이스를 발견하고는 뛰어간다. 바닥에 고인 피가 찰박거린 탓에 소..